2008-11-12 오전 11:05:00 | 조회 2835 수도권 아파트 절반 가량이 일조권 침해... 한국감정원은 2007년 11월 25일 “수도권 20개 아파트 단지 안 1만5477가구를 표본으로 삼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 ‘총 일조시간’이 대법원 판례에 따른 ‘일조권 수인 한도’ 미만인 가구가 47.2%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조권 수인 한도란 동짓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일조시간이 최소 4시간은 돼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또 여기서 일조시간이란 거실에서 태양의 직사광을 받는 시간만 대상이 된다. 이처럼 총 일조시간이 모자라는 가구 비중은 주상복합 아파트가 54.2%로 일반 아파트(45.5%)보다 많았다. 대법원 판례는 특정 건물의 총 일조시간과 ‘연속 일조시간’이 모두 기준에 못 미칠 경우 일조권을 침해하는 건물의 공사를 중단하거나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선 연속 일조시간(동짓날 햇빛이 들어올 때부터 햇빛이 일시적으로 차단될 때까지의 시간)이 기준인 2시간 이상 되는지는 분석하지 않았다. 이승태 변호사는 “일조권 침해 건물이 들어서기 전부터 피해 건물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경우 총 일조시간과 연속 일조시간이 모두 기준에 미달된다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일조권을 침해하는 건물이 지어진 다음 피해 건물을 취득했다면 일조권 피해를 감수한 것으로 간주돼 배상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송을 통한 일조권 손해배상액은 통상 아파트 값의 5% 정도 된다. 하지만 일조권 침해 여부에 따라 아파트 값은 보통 10% 정도 차이가 난다. 한국감정원이 이번 조사 대상 아파트 단지들을 대상으로 일조시간 0시간과 8시간짜리 가구를 비교한 결과, 가격 차이가 4.6~14.0% 됐다. 유은철 한국감정원 산하 부동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소송이 걸린 특정 단지가 아닌 수도권 아파트 전반의 일조권 침해 여부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서울에서는 특히 강남구 아파트•주상복합, 광진구 아파트, 여의도 주상복합 단지에서 일조권 침해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가격에 분양을 받았는데도 일조권 때문에 난방비 부담과 아파트 매각 등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가구들이 많다”며 “선분양을 하더라도 과학적 방법을 통해 가구별 일조량을 추정할 수 있는 만큼 건설사들은 일조권을 고려해 분양값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